목수단 (민족성 개조단)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우리말을 바로 쓰는 것도 나라를 사랑하는 하나의 길이라 생각합니다. 자주 쓰면서도 잘못 쓰기 쉬운 말을 여기에 올려 주십시오.


 Total 10articles,
 Now page is 1 / 1pages
View Article     
Name   김정섭
Subject   한자말 바로 알기

..  한자말 바로 알기 (1)
김 정 섭
1. 한문 글자는 우리 겨레가 만든 우리 글자인가?
글자란 말소리를 담아 두는 그릇인데 한문 글자로는 우리 말소리를 담을 수 없다. 우리말을 담을 수 없는 글자는 우리 글자가 아니다. 한글이 없을 때 한문 글자로 우리말을 적어 보려고 갖은 애를 다 써 보았지만 끝내 뜻을 이루지 못했다. 우리말을 적을 수 없는 글자를 우리 겨레가 만들 까닭이 없다. 오래 써 왔다고 우리 글자로 바뀌는 것도 아니다.
2. 한문 글자는 보기만 해도 뜻을 알 수 있는가?.
'메산자(山)'를 보면 산이 머릿속에 떠오르고, '나무목자(木)'를 보고 나무를 마음속에 그릴 수 있는 사람은 한문 글자를 배운 사람이다. 배우지 않은 사람을 알아낼 길이 없다. 또, '계집녀자(女)'를 안다 해도 '좋을호자(好)', '종노자(奴)', '어미모자(母)'의 뜻과 소리를 알 수 없다. 한문 글자는 뜻과 소리와 쓰임새를 외어야만 읽을 수도 있고 뜻도 알 수 있다.
3. 한문 글자를 쓰면 한자말의 뜻이 똑똑하게 드러나는가?
한문 글자는 글자 한 자가 지닌 뜻이 서너 가지에서 여남은 가지가 넘는다. 이 뜻을 모두 알고 어떤 한자말에 어떤 뜻으로 풀이해야 하는지 모르면 뜻풀이를 할 수 없다. 또, 어떤 일에서 어떤 한자말이 생겨났는지도 따로 익혀야 한다. '조삼모사'나 '퇴고' 같은 말은 그 말에 얽힌 '이야기'를 모르고선 뜻을 알 수 없다. '회사', '사회', '두부', '구구단'이라는 말뜻을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이를 '會社', '社會', '豆腐', '九九段'으로 쓰고 글자로 뜻풀이를 하라면 알아낼 재간이 없다. 한문 글자를 쓴다고 한자말의 뜻이 바로 드러나는 것은 아니다.
4. 한문 글자를 배우면 머리가 좋아지는가?
사람은 보고 듣고 읽고 쓰고 느끼고 만들고 말하고 움직이고 생각하는 삶 속에서 머리가 깨어난다. 이 가운데 어느 하나가 뛰어나게 머리를 좋게 만드는 것은 아니다. 정말로 어떤 사람이 한문 글자를 익혀서 머리가 좋아졌다 하더라도 모든 사람이 다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니다. 한문 글자가 다른 것보다 더 머리를 좋게 만든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생각이다.
5. 한문 글자를 익히면 사람 됨됨이가 바르게 되는가?
'충성충자(忠)'를 가르치면 '충신'이 되고, '효도효자(孝)'를 배워서 '효자'가 된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다. 하지만 '충' 자를 몰라서 역적이 되고 '효' 자를 몰라서 불효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한문 글자를 모르는 사람들 가운데도 충신과 효자는 있다. 사람 됨됨이란 집안 사람들과 이웃 어른들과 모둠살이(사회생활)에서 바르고 고운 말을 듣고, 바른 생각과 올바른 몸가짐을 보고 자라면서 스스로 깨달을 때 비로소 가슴속에 자리잡는 것이다.
6. 한문 글자를 섞어 쓰면 책을 많이 읽는가?
책이란 지은이의 생각과 뜻과 느낌을 글 속에 담아 놓은 것이다. 알고 싶은 일, 재미있는 일, 가슴에 와 닫는 이야기라면 누가 말려도 기를 쓰고 읽는다. 한문 글자를 얼마나 아느냐 하는 것과 책을 많이 읽는 것은 다른 일이다. 다만, 책 속에 써 놓은 말이 어려워서 뜻을 알 수 없다면 볼 사람이 드물 것이고, 하물며 글자조차 읽을 수 없다면 아예 담을 쌓고 말 것이다. 한문 글자를 섞어 쓴다고 책을 많이 읽는 것은 아니다.



한자말 바로 알기 (2)
김 정 섭
7. 한문 글자는 새말(신조어)을 만드는 힘이 좋은가?
'구두닦기'도 '미화원(美靴員)'이고 '쓰레질꾼(청소부)'도 '미화원(美化員)'이다. 그러니 말소리만 듣고는 '구두닦이'인지 '쓰레질꾼'인지 알 수가 없다. '가수주의(假睡注意), 소주밀식(少株密植)' 따위를 '잘 만든 말'이라 하는 사람은 없다. 한문 글자를 짜깁기하는 것을 새말 만드는 힘이라 하는 것은 잘못이다. 말은 말로써 만드는 것이지 글자로 만드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든 일이든 물건이든 생각이든 새로 세상에 나오면 이름을 짓는다. 살아가면서 쓸데가 있으면 새말을 짓게 마련이다. 우리는 오천 년 넘게 우리말을 만들어 쓰면서 모자람 없이 말살이를 해 왔다. '해, 달, 바다, 사람, 꿈' 따위는 예부터 만들어 쓰던 배달말이고 '도우미, 지킴이' 따위는 요즘 만든 겨레말이다. 말 만드는 힘은 어느 나라말에나 다 있다. 한문 글자라고 말 만드는 힘이 우리말보다 더 좋은 것은 아니다.

8. 한문 글자 문화권에선 같은 한문 글자를 쓰는가?
한문 글자를 쓰는 나라는 중국과 한국과 일본 세 나라다. 국제 문자라면 온 누리 이백 나라, 아시아 마흔 나라 가운데서 적어도 스무나문 나라쯤은 되야 하겠지만 세 나라라도 '국제 문자'라 해서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이 세 나라에서도 같은 한문 글자를 쓰지 않는다. 한국에선 '정자(번체자)'를 쓰고 일본에선 '약자'와 '대용자'를 쓰고 중국에선 '간체자'를 쓴다. 세 나라에서 쓰는 한문 글자는 뿌리는 같으나, 나라마다 다르게 만들어 쓰는 다른 글자다.
또, 같은 한문 글자를 쓴다고 해도 한문 글자를 쓰는 나라를 묶어 한자 문화권이라 할 수 없다. 영국을 비롯하여 프랑스, 도이치, 러시아, 이탈리아 따위 몇 십 나라에서 로마 글자를 쓰지만 '로마 글자 문화권'이라 말하지 않는다. '영어 문화권, 프랑스말 문화권, 스페인말 문화권' 같은 '말 문화권'은 있어도 '글자 문화권'이란 말은 있을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9. 한문 글자를 알면 세 나라 사람이 글자말(필담)로 이야기를 할 수 있는가?
신문마다 '일본말 배우기'와 '중국말 배우기'가 실리는데, 아무리 한문 글자를 많이 알아도 뜻은커녕 읽을 수조차 없다. 글자도 다르고 한자말도 다르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아내와 남편을 '愛人(애인)'이라 하는데 일본에선 '정부(情婦)'를 애인이라 한다. 중국에선 '사장(社長)'을 '경리(經理)'라 하고 중국 무술인 '쿵푸'를 '공부(工夫)'라고 쓴다.
중국 사람은 '베이징말, 쓰저우말, 광둥말'과 그밖에 여러 가지 사투리를 쓰기 때문에 서로 말은 못 알아듣지만 한자말이 같기 때문에 '필담'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중국말과 일본말을 배우지 않고선 그들과 한자말로 말을 주고받을 수도 없고 '필담'도 할 수 없다.

10. 한문 글자는 컴퓨터에서 글을 쓰기에 알맞은 글자인가?
한국말로 말글살이(언어생활)를 한다면 한문 글자를 쓸 까닭이 없지만, '학문'으로 무엇을 연구할 때는 한문 글자뿐만 아니라 어느 나라 말글도 써야 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그런데 컴퓨터에서 한문 글자를 쓰려면 반드시 먼저 한글로 글쇠를 친 다음에 다시 한문 글자로 바꾸어야 하는 두벌일을 해야 한다. 손으로 쓰는 것보다야 쉽지만 성가시기 짝이 없고 시간도 몇 갑절이나 걸린다. 소리가 같은 많은 글자 가운데서 알맞은 글자를 찾기도 어렵다. 한문 글자가 컴퓨터에 알맞은 글자라 하는 것은 컴퓨터를 몰라서 하는 말이다.


한자말 바로 알기 (3)
김 정 섭
11. 한자말은 한국말의 뿌리인가?
한국말과 중국말과 일본말은 본디 뿌리가 아주 다른 말이다. '해'의 뿌리가 '태양'이 아니듯이 '사람'의 뿌리를 '인간(人間)'이란 한자말에서 찾을 수 없다. 이 세 나라는 아주 오랜 옛날부터 이웃에서 문화를 주고받으며 살았기 때문에 한국말이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말로 자리잡은 것도 많고 중국말이나 일본말이 한국말로 뿌리내린 것도 있지만 세 나라의 말은 처음부터 서로 다른 겨레 삶 속에서 제가끔 따로 태어난 다른 말이다.

12, 한자말은 우리말이고 한자말은 한문 글자로 써야 하는가?
어느 나라나 겨레말과 들온말(외래어)을 함께 나라말로 삼는다. 들온말이란 다른 나라 말 가운데서 쓸모가 있는 말을 골라 나라말로 자리매김한 말을 일컫는다. 영어엔 라틴말과 이웃 여러 나라말, '미소, 진셍' 같은 일본말, '막걸리, 온돌' 같은 한국말도 들온말로 쓴다. 우리말에도 '구두, 냄비, 가마니, 고구마' 같은 일본말, '토끼, 조랑말, 송골매, 올가미, 미숫가루' 같은 몽골말, '담배, 라디오, 텔레비전, 버스' 같은 서양말이 들온말로 자리잡고 있다.
우리가 쓰는 말에는 '가게, 도둑, 과녁, 배추, 김치'나 '은행, 회사, 국회, 소설, 수염' 같은 한자말이 많이 들어와 있다. 하지만 한자말이라고 모두 들온말은 아니다. 오직 들온말로 명토박은(지정하지) 한자말만 우리말이다. 그리고 들온말은 우리말이므로 마땅히 한글로 써야 한다. 일본이나 몽골이나 서양에서 들어온 말이라도 '가나 글자'나 '몽골 글자'나 '로마 글자'로 쓸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한자말도 한문 글자로 써서는 안 된다.

13. 소리 같은 한자말(동음이의어) 때문에 한문 글자를 써야 하는가?
한문 글자는 대충 오륙 만 글자나 되지만 한국에서 읽는 소리는 팔백 가지 남직하다. 그러니 한자말에는 소리가 같고 뜻이 다른 말이 매우 많다. 중국에선 글자마다 읽는 소리가 다르고 소리가 같더라도 '사성(길고 짧음과 높낮이)'이 있기 때문에 같은 말소리 때문에 헷갈리는 일은 거의 없다. 일본에선 한문 글자를 쓰되 '꽃화자(花)'를 우리말로 치면 '화'로 읽기도 하고 '꽃'이라 읽기도 한다. 그래서 소리 같은 한자말이 우리처럼 큰 어려움은 없다.
우리가 쓰는 말에서 소리 같은 한자말(동음이의어)을 푸는 길은 두 가지다. 한문 글자를 써서 뜻 가름하는 길과 우리말로 바꾸는 길인데 '야로'를 보기로 들면 '冶爐, 夜路, 夜露, 野老. 野路'와 '풀무, 밤길, 밤이슬, 시골 늙은이, 들길'이 그것이다. 한문 글자를 쓴다고 해도 말을 할 때마다 한 자 한 자 써 보일 수가 없으니 이런 말은 우리말을 쓰면 저절로 풀린다.

14. 한자말은 '품위 있고 고상한 지식 용어'이고 한문은 '수준 높은 지적 문장'인가?
한문으로 학문을 하고 정치도 하던 옛날에는 한자말이 품위 있고 수준 높은 말 자리에 있었지만 그 뒤 일본말에 밀려났고, 이제는 영어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서양에서도 라틴 말글이 아니면 학문과 정치를 하지 못한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지만, 라틴말은 프랑스말에 그 자리를 내주었고 이제는 그 때, 섬나라 시골말이던 영어가 '누리말(세계어)' 행세하고 있다. 힘이 있고 문화가 높은 나라의 말이 '품위 있고 수준 높은 말'이다. 한국말도 언젠가는 그 자리에 오를 수 있고 올라야 한다. 우리가 어떻게 우리말을 부려쓰는가에 달려 있다.



한글인터넷주소 [겨레사랑] , [한말글] , [한추회]
             [이대로] 에 한번 들러주세요.



Name :    Memo : Pass :  
 Prev    우리 말 지키미들에게
산수유
  2003/02/27 
 Next    의존 명사의 띄어쓰기 [2]
관리자
  2003/01/12 



Copyright 1999-2019 Zeroboard / skin by lifesay